Product Design/아티클 스터디

[아티클 스터디] 토스 가입완료율 개선을 위한 유의미한 분투기

_Aiden 2024. 12. 2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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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ss tech blog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를 언급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애증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토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기존의 금융 산업에서 혁신을 일으켰다는 점, 그리고 미친 듯이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라는 점, 그리고 프로덕트 개선을 위해 모두가 치열하게 부딪히고 성장하는 사내 문화를 갖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오늘은 토스의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치열한 경험을 담은 '완성 없는 이야기, 가입 과정 개선' 글을 가져왔다.

프로덕트를 개선한 경험을 얘기하라고 하면 보통 지표가 크게 개선되었거나 비즈니스 성과를 일으킨 경험들을 이야기하기 마련인데, 사실 모든 경험이 항상 큰 성과나 임팩트를 일으키는 건 아니다. 머리를 맞대고 아무리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혀봐도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경험도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성과의 임팩트를 떠나서 과정에서의 치열함과 반복적인 시도들이 있었고 그 안에 납득 가능한 논리와 개연성이 있다면 큰 성과를 낸 경험만큼이나 유의미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아티클은 그런 관점에서 아주 유의미한 경험을 담은 글이다.

아래는 아티클을 읽으며 느낀 점과 생각을 바탕으로 자의적으로 재구성한 내용이니 원문 그대로 읽기를 원하신다면 위의 링크로 들어가시길 바란다. 개인적인 의견은 파란 글씨로 표현하였다.

 


 

토스의 성장에 따른 주요 유저의 연령대 변화와 그에 따른 가입 완료율 하락

 

토스의 가입 과정은 토스 내부에서도 잘 만들었다고 자부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내부 데이터를 확인했더니 가입 완료율이 생각보다 낮았다.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는 토스의 성장에 따라 기존 2030에서 시니어층으로 신규 가입 유저의 주요 연령대가 변화한 점이었다.

 

→ 확실히 주요 유저층이 변화하면 지표가 달라질 확률이 높아진다. 토스의 주요 유저가 2030이었던 과거에는 모바일 친화적인 특성으로 인해 가입 퍼널의 복잡도가 조금 높더라도 최종 완료에 이르기까지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반면, 주요 유저가 모바일에 덜 친화적인 시니어층으로 바뀌었다면 가입 완료까지의 최종 전환율 역시 기존보다 하락했을 것이다. 이 가설이 맞는지 확인하려면 가입완료율이 하락한 시점에서의 2030 유저들의 가입완료율만 따로 발라낸 후, 이전과 비교했을 때 시계열적으로 유사한 경향성을 보이는지 봐야 한다. 만약, 2030 유저들의 가입 완료율이 이전과 유사한 경향성을 보인다면 해당 가설이 맞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위 핵심 가설을 바탕으로 토스에서 세웠던 가입 완료율을 높이기 위한 세부 가설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첫 번째 가설] 가입 시 요구사항이 많을 것이다.

인트로 - 시스템 권한 허용 동의 - 휴대폰 점유 인증 - 본인 정보 입력 - 본인 인증

 

첫 인트로 화면에 유입된 후의 가입 퍼널이다. 이 중 전환율이 낮고 정성적으로 봤을 때 개선의 여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시스템 권한 허용 동의' 단계를 확인해 봤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해당 단계에서 4개의 시스템 권한 동의 팝업을, iOS에서는 2개의 팝업을 연속적으로 띄우고 있었다. 해당 과정들이 왜 필요한지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권한 동의를 요구했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선 이를 상식적이지 않다고 느꼈을 것이다. 

 

특히, 연락처 권한은 필수로 받지 않아도 되는 권한이었음에도 동의 팝업을 띄우고 있었다. 따라서, 아래와 같이 AB 테스트를 진행했다.

기존 안(A, 대조군) 권한 모두 받기 (Android 4개, iOS 2개)
실험 안(B, 실험군) 필요한 권한만 받기 (Android 3개, iOS 1개)

 

실험 결과는 아쉽게도 '가입 전환율에 거의 차이가 없었다.' 여기서의 레슨런은 '가입 의지가 애초에 부족한 사람에겐 요구의 개수보단 요구 자체가 허들이었다'는 것이다.

 

→ 실험군의 경우 대조군보다 권한 동의 팝업을 1개씩 줄였다. Android의 경우 4개에서 3개로, iOS의 경우 2개에서 1개로 권한 동의 팝업을 줄였는데 사용자 입장에선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다음 가설로 바로 넘어가기보단 처음에 토스팀에서도 생각했던 '권한 동의를 요구하는 이유를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개선안'을 실험해 봤으면 어땠을까 싶다. 권한 동의는 법적으로 사용자에게 요청해야 하므로 팝업 개수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동의를 해야 하는 이유를 잘 납득시키고 설득할 수 있는 UX 라이팅을 시도해 봤어도 좋았을 것 같다.

 

특히, 시니어 유저는 2030 유저보다 이러한 권한 요청에 대해 더욱 세밀하고 꼼꼼하게 확인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따라서, 해당 권한이 필요한 이유를 잘 설명할 수 있도록 기존 문구를 개선하거나 '허용 안 함'을 클릭했을 때 이에 대한 피드백을 명확하게 명시하여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실험을 추가적으로 해봤으면 어땠을까. 

 

 

[두 번째 가설]  인트로 화면이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가장 많은 이탈율이 발생하는 인트로 화면에는 [다음] 버튼 하나만 있는 아주 간단한 화면이었다. 그러나, 이 버튼 하나를 클릭하지 않고 이탈하는 유저 비중이 가입 퍼널에서 제일 컸다. 인트로 화면에서 재생되는 영상 내용은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이미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즉, 인트로 화면에서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있지 못하고 있었고, 이런 이유로 인트로를 없애고 사용자의 이름을 먼저 물어보는 화면으로 변경하여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이번에도 가입 전환율에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 '인트로 화면이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라는 대가설이 있을 때 이에 따른 액션아이템은 크게 아래와 같을 것 같다.

  • 액션 아이템 (1) 기존의 인트로 화면을 아예 제거한다.
  • 액션 아이템 (2) 기존의 인트로 화면을 시니어 유저 친화적으로 개선한다.

토스팀은 1번 액션 아이템을 바탕으로 실험을 진행하였는데, 개인적으로는 2번 액션 아이템을 먼저 시도해 봤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시니어 유저는 2030 유저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문구를 선호한다. 그러나, 기존 인트로 화면에선 '금융의 모든 것 토스에서 간편하게'라는 문구와 하단의 '다음' 버튼이라는 사뭇 추상적으로 느낄 여지가 있어 보였다. 인트로 화면의 문구를 '송금, 입출금 확인, 금융 정보 관리를 토스에서 손쉽게!'와 같이 좀 더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하단의 버튼 역시 '서비스 둘러보기'와 같이 구체적인 행동을 명시하는 문구로 변경한 후 실험을 진행했다면 어땠을까. 

 

한편으로는 시니어 사용자가 하단의 버튼을 Actionable한 버튼으로 인지하기엔 '다음'이란 텍스트의 크기가 너무 작다고 느꼈다. 본인이 어떤 액션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그냥 페이지를 이탈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어 보였다.

 

개인적으로 생각한 위 내용들 역시 모두 가설에 불과하지만 검증해 볼 수 있는 가설들이라 생각한다. 기존의 인트로 화면을 아예 제거하고 사용자 이름을 입력하는 화면으로 변경한 것은 인트로 화면이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가설을 검증하지 않은 채로 넘어간 느낌이 들었다.

 

 

[세 번째 가설]  큰 텍스트 환경에 적합한 최적의 UX를 제공하고, '확인' 버튼을 눌러야만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게 하면 전환율이 개선될 것이다.

데이터 분석 결과, 큰 텍스트를 쓰는 시니어 유저들의 전환율이 특히 낮았다. 이를 통해 주 가입층에게 적절한 UX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란 가설을 세웠고 세부적인 문제들을 파악했다.

그 결과, (1) 기존의 화면은 큰 텍스트일 때 최적의 사용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었고 (2) 시니어 유저들은 정보 제공에 거부감을 느낀다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파악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큰 텍스트 환경에서도 최적의 사용 경험을 제공하고, 반드시 '확인' 버튼을 클릭해야만 다음 화면으로 넘어갈 수 있게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아쉽게도 가입 전환율에서 유의미한 차이는 발생하지 않았다.

 

 

[네 번째 가설]  주민번호 입력을 생년월일 입력으로 변경하면 전환율이 개선될 것이다.

사용자를 직접 만나 원인을 찾아보려 했고 다른 사일로(토스의 크로스펑셔널 조직들)에서 진행한 UT에서 얻은 인사이트(시니어 유저는 본인 정보 입력 과정에서 주민번호 입력에 거부감을 느낀다)를 바탕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든 후 UT를 진행했다. 프로토타입은 기존의 주민번호 대신 생년월일이라는 좀 덜 민감한 정보 기입으로 대체한 버전이었다.

 

UT 결과, 주민번호와 생년월일이라는 단어 자체가 문제가 아니었다. 대신, Android 유저는 이름을 기입하는 것조차도 민감했고 iOS 유저는 가입 과정이 편하다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었다. iOS는 첫 화면에서 본인 인증이 필요한 맥락을 설명하는 반면, Android의 첫 화면에선 그러한 설명이 없었는데 이게 원인이었을 것으로 파악했다. 이를 바탕으로 본인 인증이 필요한 맥락을 충분히 설명한다면 본인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의 이탈률이 줄어들 것이란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큰 차이는 아니지만 처음으로 실험군의 가입 완료율이 더 높았다.

 

그동안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면서 느꼈던 페인포인트는 사용자가 남긴 흔적들을 바탕으로 상황과 맥락을 유추하며 인사이트를 발굴해야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위의 네 번째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을 보니 다시 한번 '정성적 데이터'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 정량적인 데이터는 다양한 문제들을 발굴할 수 있는 강력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능성이 높은 가설들을 세우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상황과 맥락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유저 리서치와 UT와 같은 정성적 리서치를 통해 얻은 데이터는 정량적 데이터 한계를 보완해 준다. 어떠한 맥락에서 사용자가 이런 선택을 했는지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좀 더 확률이 높은 문제와 가설을 정의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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